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사모 카페에 죽창 태극기가 등장했습니다. 한 회원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평화적 대응만으로는 안 된다며 대나무를 잘라 죽창을 만들고, 태극기를 매단 사진을 게재했고 이에 수많은 동조 댓글이 달렸습니다. 개인 회원만 그러는 게 아닙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각자 개별 행동을 해야 하고, 자신 역시 개별 판단을 하겠다며 자신의 자녀들이 아직 어리지만 자신은 살만큼 살았다는 자살테러를 암시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렇게 모두를 협박하고 있는 박사모를 말리기는 커녕 이들에게 감사편지를 보낸 대통령의 행동은 우리가 그동안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두고 있었는지 여실히 드러냅니다. 하루 빨리 헌재의 탄핵 심판 결론이 나길 오늘도 빌어봅니다. 죽창 태극기 같은 짓들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작년 싸드 논란이 시작될 당시 정부는 싸드로 인한 중국의 반발 우려에 대해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일축했었습니다. 이후 한류스타들의 중국 활동이 어려워졌다는 뉴스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한 번도 중국의 경제 보복을 인정한 적이 없었죠. 그러나 지난 금요일, 중국 국가여행국은 급기야 중국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대형여행사들은 한국 상품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주변국이 반대하는 무기도 배치할 수 있죠. 하지만 그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답은 있어야죠. 싸드가 과연 북한의 대남 미사일 공격에 유효한 대응장비인가에 대한 의문에도 제대로 답이 없으면서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외교부 장관까지 중국의 보복에 대해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믿을 수 없다, 유럽인들 기피해 재고 엄청 쌓여' 지난 주말 뉴스원(News1)이 전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번역 기사 제목입니다. 유럽 주요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데, 노년층에 대한 접종을 유예한 것이 백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러 유럽 의료진들이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맞는다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즈의 기사 전반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재고가 쌓여있다는 이야기를 하나, 바로 이어서 프랑스 최고 백신 전문가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언론보도가 잘못됐고, 아스트라제네카는 효과적이고 안전해 재론의 여지없이 즉시 접종해야 하며, 스코틀랜드에서 94% 효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일절 광화문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구국기도회가 있었죠. 이 자리에 이스라엘기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스라엘의 건국을 주도한 시오니스트(Zionist)들은 무신론자에 구국기도회가 사라지게 해달라는 사회주의적 국가를 목표로 했었죠. 더구나 유대교는 예수를 부인합니다. 이스라엘에선 랍비들이 성탄절 트리를 세우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국기를 흔드는 건 거의 반기독교적인 행위가 되는 겁니다. 또 그날 집회를 주도한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은 지난 98년 대선에서 공안정국을 만들기 위해 북한에 돈을 주고 총을 쏴달라고 했던 안기부장 출신이 대표로 있는 단체죠. 공산당 귀신을 물리치라고 기도한 그날, 주관단체 대표가 바로 그 공..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공산당 귀신들이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하옵소서.' 삼일절인 어제 광화문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한 구국기도회에서 나온 기도 내용입니다. 이 구국기도회 단상에서는 군복을 입은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대변인, 박사모 전 회장 정광용 씨가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저는 이 집회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게 최순실의 이권을 위해서는 아니잖아요? 기독교와 박사모는 무슨 상관입니까? 그리고 박 대통령 탄핵과 삼일절은 또 무슨 상관입니까? 삼성이 최순실에게 말을 사준 게 공산당을 물리치기 위한 건 아니잖아요? 정유라가 말을 타면 북한이 무너집니까? 누가 저한테 이거 설명 좀 해주십시오. 김어준의 궁금증이었습니다. ==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의 마지막 브리핑 (2017년 2월 28일) "2017년 2월 28일 특검 수사기관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특검은 특검법 제12조 '사건의 대국민보고 규정'에 따라서 특검 출범일부터 지금까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하여 피의사실 이외에 수사과정에 대하여 정례 브리핑을 실시해왔습니다. 그동안 특검브리핑에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오늘 이 정례 브리핑이 끝나지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사는 이미 끝났지만 아직 더 중요한 공소유지가 남아있습니다. 끝까지 특검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저희 특검도 열심히 하고, 저 또한 최선을 다해서 보좌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실수도 많이 했는데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립..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황교안 대행은 특검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것은 그 이유입니다. 황 대행이 특검 연장을 거부하며 내놓은 이유는 충분한 시간이 보장돼 특검의 목적과 취지를 달성했다는 겁니다. 재벌수사는 삼성 이외엔 시작도 못했고, 최순실은 묵비권만 행사하다가 갔으며, 대통령은 아예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부족한 수사는 중앙지검이 잇게 하면 된다는 논리도 말이 안 됩니다. 목적을 달성했으면 부족한 수사가 없어야죠. 특히 국정 안정을 위해 특검을 종료했다는 대목은 우습기까지 합니다. 수사를 하다 말면 국정이 안정됩니까? 국정이 안정되는 게 아니라 범죄 혐의자들이 안심되겠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죗값만 따지는 특검은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이런 특검을 이대로 끝낼 수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친박단체들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박영수 특검 집주소를 공개하고, 늦은 밤 벽돌을 들고 뒷통수를 치라는 주장을 하고, 자택 앞 집회에서 얼굴 사진을 불태우고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목을 쳐야 한다고 외칩니다. 광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빨갱이들 모조리 죽여야 한다고 하고, 이정미, 강일원 재판관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할 거라는 말도 서슴치 않습니다. 심지어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글이 돌고, 박근혜 변호인단까지 나서서 탄핵되면 광장이 피로 물들 거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마약상들이 검사와 판사를 협박하던 7, 80년대 남미에서나 있던 일입니다. 일이 이 지경인데 사정당국은 왜 가만 있는 겁니까? 관련자 전원, 관련단체 전부를 철저히 수사해야죠. 조직적 배후가 있다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