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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불거진 인터넷 강의업체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인강업체들이 조직적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건데요, 소송 규모도 수백 억에 달합니다. 조직적인 대규모 댓글부대 하면 원조는 국정원이죠. 지난 대선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밝혀진 것만 3,450여개 댓글을 달았던 이 국정원 직원에 대해 검찰은 고발이 접수된 지 무려 2년 4개월이 지나서야 그것도 단 10개의 댓글만 공소사실에 포함했고, 법원은 모욕죄만 인정하고 선거개입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죠. 국가정보기관이 특정 후보를 위해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헌정유린사태가 벌어졌는데 겨우 모욕죄로, 그리고 집행유예로 사건이 일단락되는 나라였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였습니다. 다음 정부는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안민석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담당판사가 최순실 독일 정착을 도와준 임 모씨의 사위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법원이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한 바 있고, 최태민과 만난 적 있고, 최순실의 독일 방문 때 지인에게 최순실을 소개해 준 적은 있으나 최순실의 후견인은 아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수장학회는 군사정권이 강탈한 민간인의 사유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킨 것도 아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개인의 재산으로 만든 거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년간 이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이 두 사람과 동시에 직간접 인연이 있는 사람의 사위가 하필이면 경제공동체로 지목된 박근혜, 최순실에게 몇백 억을 건넨 삼성의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해수부는 어제 세월호 인양을 오는 4월 16일까지는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침몰 이후 무려 3년 만입니다. 그 사이 세월호 선체에는 140여 개의 구멍이 뚫렸습니다. 1미터가 넘는 큰 구멍도 여러 개죠. 그 정도 크기면 증거는 다 빼낼 수 있는 크기 아니겠냐며 유가족들은 의심합니다. 그 의심이 무리도 아닌 것이 애초 정부는 선체에 딱 두 개의 구멍만 뚫으면 된다며 작업을 시작했었습니다. 또 해수부는 유가족들의 참관도 절대 안 된다고 막아왔죠. 유가족들이 동거차도에 텐트까지 치고 망원경과 카메라로 인양과정을 감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3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연기되고 미뤄져왔던 인양이 이번에 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인양된 선체를 조사할 위원회가 없습니다. 위원회 없이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간 다음 날 면담을 하고 나온 한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거실이 추운데 보일러가 안 되는 것 같다. 몸이 안 좋으신 것 같다.' 사저 수리를 급히 했다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수발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가사돌봄 예산을 올해만 73.7%를 줄였고,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 예산 역시 21.1%를 줄였으며, 전국 6만 4천여 경로당의 냉난방비를 작년에는 310억, 올해는 300억 전액을 삭감했습니다. 냉난방 안 되는 경로당이 춥겠습니까, 아니면 거실 수리만 하면 되는 사저가 춥겠습니까? 최순실과 경제공동체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강남 한복판에 사저만 실거래가가 50억원을 호가하고, 신고낸 예금만 10억대인 박 전 대통령이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3월 10일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당일 MBC뉴스는 친박집회를 이렇게 총평했습니다. '주최측 추산 누적 참가자 1,500만 명. 태극기의 물결은 대통령 퇴진을 막지 못했지만 보수권 집회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청 앞에 500만 명이 모였다고 말도 안 되는 과장을 하는 친박측 추산을 그대로 인용하며 계엄령 선포를 주장하고 헌재와 특검과 언론을 협박하고, 언론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끝내 세 명의 사망자까지 내고 만 이 친박집회를 보수집회의 새로운 모델로 칭송한 겁니다. 보수매체가 보수적 주장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 MBC뉴스는 아무리 양보해도 보수매체라 보수적 주장을 하는 게 아니죠. 보수라면 오히려 법 질서를 위협하는 폭력과 위법에 비판적이어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재 생각이었습니다. == (1) 김어준의 해설 김어준: 역대 가장 짧은 오프닝이었어요. (웃음) 저 말 한 마디면 충분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헌재 판결을 들었어요? 김은지 기자: 저는 그날 마감일이어서 회사에서 들었습니다. 김어준: '시사인'이었으면 환호성이 터졌겠네요. 김은지 기자: 대부분 환호성을 터뜨릴 상황 아니었을까요? (웃음) 김어준: 그리고 그날 세상에서 가장 '그러나'. 김은지 기자: 몇 번씩 가슴이 출렁였습니다. 김어준: '그러나'가 그렇게 무서운 단어인 줄 몰랐죠. '그러나', '그런데' 할 때마다 (웃음) 여러분들 가슴이 출렁였을텐데...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어제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서 최근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싸드 때문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싸드 때문에 경제보복을 한 거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 없기 때문에, 싸드 때문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바본가요? 한편으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기도 했겠다 싶습니다. 무슨 대책이 있어야죠.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말들은 한 마디로 '설마 중국이 보복을 하겠어?' 이게 전부였죠. 그러니 보복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도 없고,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었으니까 상황이 발생해도 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게 싸드 때문이 아니라고 혼자 우기는 것밖에 없었던 거죠. 이런 정부에, 박 대통령의 능력에, 최순실의 이권이 이 나라를 운영해왔다는 걸 생각하면 숨이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탄핵 심판일이 다가오자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 자체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말이 안 돼죠. 특검 임명장을 수여한 당사자가 바로 박 대통령이고, 특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었습니다. 또 변호인단은 헌재에서 탄핵이 만약 인용되면 UN사나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며,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현지 한인 변호사들과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실소를 금치 못할 말입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 간 분쟁을 다루는 곳이죠. '박 대통령'이라는 국가와 '헌법재판소'라는 국가 간에 분쟁이 났나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런 사안을 아예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활동 중인 현지 한인 변호사 누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특정 국가의 탄핵 결과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