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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출연했던 정규재TV에서 방송후기를 공개했습니다. 정규재 씨 측에 따르면 인터뷰가 끝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이 만약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할 것인가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정규재 육성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되었다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어느 신문이 어떻게,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탄핵을 주장한 언론과 자신을 피의자로 만든 검찰을 손보겠다는 말인데요, 그리고 국회, 언론, 노조, 검찰이 동맹을 맺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육성 "그동안 쭉 진행과정을 이렇게 좀 추적을 해보고, 이렇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이 고함 퍼포먼스를 하고 두 사람이 직접 뭔가를 합니다.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정에서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부 차관을 지냈고 재단에서는 이사장, 부장, 과장을 지냈던 이들이 그렇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태가 대통령의 책임 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신 나서지 않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장세동이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세동 씨, 십 몇 년 전 대선 출마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두환 씨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출마 이유였던 그에게 왜 여전히 걱정을 대신 해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었습니다. '나를 믿어줬다.' 역사적 범죄의 주역이었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보수 인터넷 매체와 직무정지 이후 첫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라고 부르기 민망합니다. 예를 들어, '최 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라고 하는데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너무 유치합니다. 같은 통장만 사용 안 하면 경제공동체가 아닌 게 되는 건가요? 동네 잡범도 공범끼리는 같은 통장 사용 안 합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여러 회사 만든지 몰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후속 질문을 해야죠. '그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는 생기자마자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그런 회사가 있는지 알려줬느냐?' '아무 실적 없는 그 회사를 왜 KT의 광고대행사가 되도록 KT 회장에게 압박을 했느냐?' '대통령이 직접 이권을 챙겨준 회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헌재심판에 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어제 증인 39명을 추가신청해 결국 판결을 2월 말 이후로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 최순실의 출석 거부로 특검은 대통령 조사 한 번 못하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특검이 끝나면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게 됩니다. 황교안 체제 하에 검찰이 과연 특검 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특검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 탄핵에 이를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 헌재 판결은 최대한 지연시키기. 대통령의 전략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다른 재벌의 소환은 시작도 못하고 있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 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앞두고 관련뉴스가 쏟아집니다. 본질은 간단합니다. 삼성의 주장은 우리 동네 조폭 두목이 이 동네에서 장사하려면 내 친구 딸 과자 좀 사주라는데 어떻게 안 사주냐, 할 수 없이 독일 과자 300만원 어치 사줬다 이겁니다. 조폭 두목이 달라면 줘야죠. 그런데 삼성은 한 가지 사실은 빼먹고 말하고 있습니다. 300만원 어치 독일 과자 사주고 집에 돌아왔더니 조폭 두목이 내 금고에 3억을 넣어줬다는 거. 그렇게 되면 그건 조폭이 아니라 산타죠. 산타 할머니.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 관계가 거래라고 인정되는 순간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의 당사자가 됩니다. 이번 특검의 성패가 바로 이 구속 하나에 달려있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엄청난 속도와 강도로 수사 중인 특검을 좌절시킨 순간들이 있다고 합니다. 수사결과에 따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지 모르는 중차대한 사건을 수사하는데 주사아줌마 같은 대상이 등장할 때마다 특검 팀 내부에선 자괴감이 든다고 합니다. 주사아줌마의 혐의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이 잡범 수준의 범죄에 대통령이 직접 연루되어 있는 상황. 더구나 '대통령은 피곤하니까 피로회복 주사 맞을 수도 있는데, 그걸 마치 큰 죄가 되는 것처럼 군다'라고 말하는 상황. 혈액 조차 2급 비밀에 해당되는 대통령이 맞는 주사가 보건범죄단속법에나 걸릴 주사아줌마의 손에 맡겨져 있었고, 그걸 또 문제없다는 대통령에게 '이게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수준인가'하는 자괴감을 느낀다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차은택 씨가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추천했다는 증언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박 대통령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여러 사람 중 이 사람이 제일 잘 알 수 있겠다 싶어서 한 것이다. 추천은 아무나 할 수 있다.' 김상률 전 교육문화 수석은 차은택의 외삼촌. 김종덕 전 장관은 차은택의 은사. 교육문화 수석과 문체부 장관은 최순실이 차은택, 김종을 통해 국정농단을 하기 위해 내세운 허수아비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그 자리에 간 루트가 아무나가 아니라 바로 최순실입니다. 공식 루트를 통하지 않는 가족이나 지인 인사는 추천이 아니고 청탁 인사 비리라고 합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첫 번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 '30+3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습니다. 지난 해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 정몽구 회장을 독대한 후 지시한 내용을 받아적은 건데요. 현대차 그룹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각각 30억씩 낸다는 뜻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이 동의해 자발적으로 출연한 것이 두 재단이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재벌 총수들에게 돈을 내라고 해놓고 언론에 보도되는 수석회의에서는 그게 다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낸 거라고 거짓말할 수 있는 능력. 그 능력은 어디서 온 걸까요?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기록이 남지 않을 곳에서, 조용히, 은밀히 하는 게 아니라 영원히 자료로 남을 자리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