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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화의 감정은 결국 주관적이다 사람마다 화를 내게 되는 지점이 있다. 주변 사람들이 '그래, 그건 화를 낼만 해'라고 공감하는 상황들도 있고,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설령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그 반응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을 보면 여기서 '객관성'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심리학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걸 두고 '통주관적'이라고 칭하게 되었을 거라 짐작한다. 화는 나에게 손해다 화를 내거나 욱하는 건 나에게 손해를 끼칠 때가 많다. 시간이 지나 화가 가라앉은 다음 돌이켜보면 '그때 그렇게 하지 말 걸'하고 후회도 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상황이 주어지면 열에 아홉은 다시 화를 낸다. 마치 꼭두각시 인형에 실을 묶고 실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세월호 사고 당일에 대통령 행적은 2년 반이 지난 오늘까지도 명쾌히 해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 라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세월호 사고 9일 후 이런 말을 기자들에게 했다고 합니다. "세월호에 빠지지 말고, 승마 빨리 빨리 취재해라." 김종 전 차관이 취재하라고 한 건 정유라의 국가대표 선발이 특혜라고, 문제 있다고 문제 제기한 모 대학 교수를 비리인사로 취재하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대통령께서 세월호 바로 다음 날 체육개혁 확실히 하라고 오더 내려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바로 다음 날 가장 먼저 챙겼던 것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진학 문제였던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아이들 수백 명이 생으로 죽어가는 걸 보고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 형부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해 어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약하다." "그렇게 약한 사람이 없다." "약해서 의심도 잘했다." "육영수 여사는 겉모습과 다르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불우한 사람 돕는다는 건 꾸민 거다." 이 인터뷰가 몰래 녹취한 거라며 논란과 반론이 있습니다만 다시 주워담기엔 늦은 것 같습니다. 최순실 사태는 이제 근대화의 아버지, 자애로운 국모라는, 박정희, 육영수 신화 자체를 해체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당연히 인간으로 이런 저런 한계가 분명히 있었을 두 사람을 반인반신이라며 유사종교화하고, 신화화해서, 그 신화에 기대 정치를 해왔던 세력. 그 신화 세력이 바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최순실 씨와 통화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도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비선실세와 대포폰을 사용한 것은 그 관계를 숨기고 뭔가 불법적인 공모가 있어서 그랬을 수 있다 생각하겠는데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관이 남의 명의로 개통한 대포폰으로 평소 통화하는 것. 이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무슨 나라가 이 모양입니까. 김어준의 황당함이었습니다. == 1부 [이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뉴스] -송채경화 기자 (한겨레21) 2부 [인터뷰 제1공장] 비박 "대통령 탈당-친당 지도부 사퇴하라"... 왜?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 [인터뷰 제2공장] 대기업,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피해자' 아닌 '공범' -김남근 실행위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족이 모두 청와대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최순실 수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순실의 공백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길에 금덩이가 떨어져 있으면 손이 가는 것이 인간 본성입니다. 권력의 공백은 권력을 쫓는 자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금덩이가 땅에 떨어져있는 겁니다. 어떤 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대통령을 좌지우지 한다면 우리는 헌정사 최초로 선출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세력의 통치를 받게 되는 겁니다. 저는 최순실 게이트보다 그게 더 무섭습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인터뷰 제1공장] 최순실 공범, 청와대에서 수사통제하고 있어 - 조국 교수 (서울대 법학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개헌은 블랙홀처럼 모두 빠져든다." "개헌 이슈에 빠지면 경제 회복이 어렵다." "개헌으로 경제 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 "우리 상황이 블랙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그런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근 3년간 새해 기자회견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한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갑자기 임기 내 개헌을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경제는 오히려 더 나빠졌는데, 왜 블랙홀을 호출했을까.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돕는다." 박 대통령의 말입니다. 아무래도 우주의 도움이 필요한가 봅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 1부 [이것만은 알아야 할 아침 뉴스] -한겨레 21 송채경화 기자 2부 [인터뷰 제 1 공장] 예산전쟁 개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여야가 뜨겁습니다. 핵심은 노무현 정부가 UN 인권결의안을 놓고 북한의 사전 허락을 구했나, 아니면 추후 통보를 했는가 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하수인이냐, 아니면 외교적인 행위냐 이건데요, 당시 관계자들 기억은 엇갈립니다. 사실 엇갈리는 게 당연합니다. 10년 전이 아니라 바로 열흘 전 같이 사는 부부의 싸움도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이 편집되게 마련이죠.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열띤 공방을 할 수 있는데, 왜 최순실 씨 의혹은 그런 게 없는가? 한쪽만 고래고래 고함을 지릅니다. 다른 한 쪽은 분명 억울한 점도 있을 법 한데,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저는 이런 사건은 처음 봅니다..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유명 CF감독 차은택 씨 관련 부역 중 하나가 늘품체조입니다. 문체부가 세금을 들여 개발을 완료했던 코리아체조가 이미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늘품체조가 공식 국민건강체조로 채택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자신의 건강에 따라 다양한 운동을 각자 선택하는 이 시대에 정부가 만든 공식 국민건강체조가 코리아든, 늘품이든, 왜 필요한 거죠? 70년대 시작된 국민체조는 일제시대 황국신민체조를 모방한 군대문화의 잔재입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누가, 얼마를, 어떻게 챙겼느냐 이전에 이 21세기에 이런 전근대적 발상을 누가 했느냐 하는 겁니다. 누굴까요 대체? 김어준의 의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