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2017년 5월 (23)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드디어 대선일입니다. 자신에 대한 지지호소가 아니라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구호가 오갔습니다. 주요 다섯 후보 모두 두 자리 수 득표가 가능할 수 있는 선거는 역대 처음인지라 '누구 찍으면 누구 된다', '내가 아니면 누굴 찍어라' 이런 말들 많이 등장했습니다. 1, 2번 후보가 사표 심리를 자극한다며 4, 5번 후보는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3번 후보는 4번, 5번 후보가 잠식하는 1번, 2번 표심을 응원하고, 복잡한 방정식이 그렇게 돌아갔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결국 각자의 실력이다. 사표 심리를 아무리 자극해도 표가 흩어지면 그게 실력이고, 사표 심리 자극하지 말라고 아무리 외쳐도 표가 흩어지면 그 역시 실력이다. 누구의 어떤 호소에 어떻게 공..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내일이 대선일입니다. 투표는 왜 하는 걸까요? 국민의 권리, 민주주의, 민의, 심판, 여러 단어로 수많은 버전의 답변이 존재합니다. 여러분은 왜 투표하십니까? 민주주의, 주권. 다 맞는 말이죠. 제 이유는 좀 덜 거창합니다. 저는 일상 중 겪는 고충의 밑바닥에 정치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된 어느 날부터 저를 위해서 투표합니다. 한 사람이 성장해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 중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습니다. 입시, 취업, 결혼, 주택, 출산, 양육, 질병, 부양, 노년 그리고 세계관. 이 중 정치와 관련없는 영역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 일상적 스트레스의 근본에 정치가 있고, 그 정치로 인한 나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 그 노력이 바로 투표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사상 처음으로 대선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됐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투표한 투표용지의 후보자 칸 사이에 여백이 없었다는 주장이 어제 종일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선관위 공식 입장은 한 종류 밖에 없으며 후보자 사이에는 여백이 반드시 있다는 겁니다. 이 논란이 후보자가 많아 칸이 워낙 좁다보니 생긴 기억의 오류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일부 인쇄 오류가 있었던 것인지 투표용지 실물로는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해서 뉴스공장에서 제안합니다. 오늘 사전투표 하시는 분들 중에 만약 여백이 없는 용지를 받으시는 분들은 기표를 하기 전에 즉시 투표소의 관리관에게 문제제기를 하신 후에 확인을 받고 그 용지를 촬영해서 TBS 뉴스공장 홈페이지에 업로드 해주시면 사례를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이틀 전 보도된 문재인 후보와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 지연을 놓고 거래를 한 듯한 인상을 주는 뉴스에 대해 SBS가 사과하고 해명했습니다. 해명의 내용은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삭제되었고, 그렇게 정치권의 눈치를 본 해수부를 비판하는 애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차기 정권과의 거래라는 제목으로 바뀐 채 전혀 다른 맥락으로 보도가 됐으며 그 이유는 게이트 키핑이 미흡했다는 겁니다. SBS가 조직적으로 벌인 일로는 내용도 부실하고 그 전후도 치밀하지 않고, 회사 차원의 실익도 없으며 오히려 사과로 인한 피해가 더 큽니다. 해서 게이트 키핑이 미흡했다는 해명이 이해가 가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게이트 키핑이 미흡했다면 그 뉘앙스가 세련되지 못..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입니다. 어제까지의 조사결과만 발표 가능하고 새로운 여론조사는 안 됩니다. 이런 규정이 생긴 건 자유당 시절인 1950년대 자유당에 불리한 조사를 의원 선거에서 금지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87년, 92년을 거치면서 대선 기간 여론조사 공표도 금지가 됩니다.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여론을 호도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선진국 대부분의 국가는 8, 90년대 거꾸로 이 규정을 폐지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선진국들이 이런 규정을 폐지해 갈 때 우리는 거꾸로 대선까지 확대한 겁니다. 저는 이 규정은 앞으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유권자가 정보로부터 차단된 깜깜이 기간 동안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가 판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사드 비용문제가 계속 논란 중입니다. 김관진 안보실장이 맥매스터(McMaster) 미 안보보좌관과 통화 후 기존 합의를 미국이 지킨다고 한 지 하루 만에 맥매스터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대통령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만 기존 협정이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어제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다시 한 번 미국 주장의 방점은 양국 간 합의를 지킨다에 있다 말했습니다. 저는 김관진 실장과 윤병세 장관의 주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트럼프 발언은 간단합니다. 한국이 비용을 내라. 맥매스터 발언도 간단합니다. 대통령 하라는 대로 하겠다. 이렇게 명백한데 방점을 왜 자기들 마음대로 '기존 합의를 지킨다'에 찍나요? 김관진, 윤병세 두 분 미국 대통령 입니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 연 이틀 '왜 우리가 사드배치 비용을 내야 하느냐? 한국이 사드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선 직전 갑작스런 사드배치에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맥매스터(McMaster)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해서 미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재확인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맥매스터는 어제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대통령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며,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이 유효하다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트럼프가 말한대로 비용을 청구하는 재협상이 있을 거란 이야기죠. 김관진 안보실장의 이야기와 완전히 다른 말을 한 겁니다. 애초 미국의 안보보좌관도 불과 열흘 전 다음 정부로 넘기라고 했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