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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구도의 격돌입니다. 어떤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그 경쟁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결정됩니다. 개헌이냐, 정권교체냐, 인물이냐, 경제냐, 지역이냐. 그 구도에 따라 등장인물까지 달라지는 선거의 결정적 요소죠. 그래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많은 매체가 여론조사를 하고 다양한 구도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황교안 급부상부터 최대수혜자 안희정, 보수적합도 1위 유승민, 보수후보 단일화까지. 수많은 구도와 해석이 등장했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모바일만 하루 2,400만 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가 어제 저녁 8시 기준 메인 화면 가장 앞 줄에 노출한 관련 기사는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 급부상' 제하의 두 후보 격차가 좁혀졌다는 오후 6시경 네이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다음 바톤을 이어받을 보수 진영의 후보군 중 황교안 대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황 대행의 출마는 자신의 사표를 자신에게 제출하는 꼴이 될 거라며 말이 안 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비상시국인 만큼 황 대행 만이 해결할 수 있는 국제적 문제가 있다면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이미 황 대행을 사실상 대권주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구요. 황 대행의 다음 행보는 그래서 주목 대상입니다. 특히, 과연 헌재소장을 임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 아젠다 자체를 뒤흔들 요소가 됩니다. 다수당인 야당이 반대하는 헌재소장의 국회 인준은 어차피 불가능하죠. 하지만 헌재소장 임명 카드를 꺼내는 순간 정해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됐습니다. 논란이 됐던 부분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건국절 이슈는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에 담겼습니다. 국정교과서 서술대로면 일제 조선총독부가 당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가 되는 셈입니다. 나치 점령하 프랑스에서는 비시(Vichy)정권이 3년간 프랑스를 통치했습니다. 비시 정권은 조선총독부처럼 일본 총독이 직접 부임한 게 아니라 세계 1차대전의 프랑스 전쟁 영웅 페탱(Petain) 수반이었고 외교권도 인정됐었습니다. 하지만 전후(戰後) 프랑스는 나치에 협력했던 비시 정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가 식민에 부역한 권력이나 그 통치기구를 인정합니까? 제대로 꼴을 못 갖췄어도 프랑스가 드골의 망명..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7개국 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해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7개국은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단 한 번도 연루된 적이 없었고, 오히려 9.11 테러 용의자들의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포함되지 않은 국가들은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를 보고 있자면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외친 최순실이 떠오릅니다. 미국 자체가 종교적, 경제적 난민들이 세운 국가이고, 트럼프 본인 역시 세계대전의 난민 2세로, 그런 난민들이 어렵게 구축해 온 시스템의 혜택을 입고도 오히려 난민들의 권익을 후퇴시키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 그를 보면 한 번도 민주주의에 기여한 적은 없으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출연했던 정규재TV에서 방송후기를 공개했습니다. 정규재 씨 측에 따르면 인터뷰가 끝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이 만약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할 것인가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정규재 육성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되었다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어느 신문이 어떻게,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탄핵을 주장한 언론과 자신을 피의자로 만든 검찰을 손보겠다는 말인데요, 그리고 국회, 언론, 노조, 검찰이 동맹을 맺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육성 "그동안 쭉 진행과정을 이렇게 좀 추적을 해보고, 이렇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이 고함 퍼포먼스를 하고 두 사람이 직접 뭔가를 합니다.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정에서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부 차관을 지냈고 재단에서는 이사장, 부장, 과장을 지냈던 이들이 그렇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태가 대통령의 책임 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신 나서지 않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장세동이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세동 씨, 십 몇 년 전 대선 출마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두환 씨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출마 이유였던 그에게 왜 여전히 걱정을 대신 해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었습니다. '나를 믿어줬다.' 역사적 범죄의 주역이었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보수 인터넷 매체와 직무정지 이후 첫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라고 부르기 민망합니다. 예를 들어, '최 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라고 하는데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너무 유치합니다. 같은 통장만 사용 안 하면 경제공동체가 아닌 게 되는 건가요? 동네 잡범도 공범끼리는 같은 통장 사용 안 합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여러 회사 만든지 몰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후속 질문을 해야죠. '그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는 생기자마자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그런 회사가 있는지 알려줬느냐?' '아무 실적 없는 그 회사를 왜 KT의 광고대행사가 되도록 KT 회장에게 압박을 했느냐?' '대통령이 직접 이권을 챙겨준 회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전시회가 논란입니다. 문제가 된 작품의 원작은 인상파 마네(Manet)가 그린 '올랭피아(Olympia)'와 조르주네(Giorgione)의 '잠자는 비너스(Sleeping Venus)'입니다. 잠자는 비너스는 여신을 모티브로 한 전형적인 16세기 그림이고 올랭피아는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된 19세기 작품입니다. 올랭피아는 여성을 신화 속 여신이 아니라 현실의 존재로 그려서 당시의 비평가들은 똥배가 나온 여성을 그린 것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냐며 공격을 했었고, 일반인들은 나신의 여성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정면을 바라보는 게 발칙하다며 그림을 지팡이로 내려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게 1865년, 15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