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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비서진들은 대포폰을 사용했다.' 특검의 수사 결과죠. 어제는 그런 대포폰을 최순실의 개인비서 노릇을 한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의 후배가 운영하는 휴대폰 대리점에서 개설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습니다. 생각해보면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신의 비서진들과 대포폰으로 상시 통화하고, 그리고 그 대포폰은 비서진의 민간인 지인을 통해서 주기적으로 대량으로 공급받습니까? 대통령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일개의 주민센터도 그렇게는 안 돌아갑니다. 사기업도 그런 곳은 없죠. 사장과 직원들이 항상 대포폰으로 통화하고, 몇 개월마다 폰을 전부 교체하고. 그런 회사가 있나요? 범죄 집단 말고 그런 곳이 있습니까? 항상 대포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JTBC가 최순실 태블릿을 보도한 당일 작년 10월 24일, 안종범 수석의 다이어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은 특검 방지였습니다. 박 대통령이 1차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 차례에 걸쳐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특검에 의한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만 실제로는 특검을 막겠다는 계획부터 세우고 있었던 겁니다. 1차 사과 후 4개월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는 물론 특검의 대면조사 역시 받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조사받을 생각은 없었다고, 국민들을 그렇게 속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입니다. 지난 주말 박 대통령 대변인단은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3월 2일, 3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쳥했습니다.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는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3년 10월, 독일의 말 중개업자 아놀드 빈터(Arnold Winter)가 최순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이 최근에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 업자가 청와대 방문에 앞서 마사회를 만나 말 수입에 관해 의논했다는 사실이 추가적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최순실과 이 업자가 박 대통령을 만난 지 한 달 후 농림축산부, 교육부, 문체부는 2017년까지 전국 승용마를 4천 마리 가량 더 늘리고승마를 소년체전에 포함한다고 발표합니다. 한 마디로 말 수요가 급증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최순실은 단순히 과시용으로 자기 딸에게 말을 판 업자를 박 대통령에게 인사시킨 게 아니라 말 수입과 관련한 이권을 챙기려고 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개입했던 다른 모든 사업..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대통령의 준비 서면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서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각했으며 최 씨가 여러 기업을 경영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알았다. 과연 그런가. 지난 12월 23일 채널A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이었던 1999년 6월 최순실 씨 외 2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박정희 기념관에 대한 회의 녹취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녹취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에게 보고를 하고 최순실은 누가 예산 편성을 했는지 묻고, 박 대통령이 의견을 제시하는 중간에 말을 끊고 자신이 결론을 내립니다. 한나라당의 부총재가 자신의 아버지 기념관에 대한 회의를 하는데, 그 말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7개국 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해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 7개국은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단 한 번도 연루된 적이 없었고, 오히려 9.11 테러 용의자들의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포함되지 않은 국가들은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를 보고 있자면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외친 최순실이 떠오릅니다. 미국 자체가 종교적, 경제적 난민들이 세운 국가이고, 트럼프 본인 역시 세계대전의 난민 2세로, 그런 난민들이 어렵게 구축해 온 시스템의 혜택을 입고도 오히려 난민들의 권익을 후퇴시키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 그를 보면 한 번도 민주주의에 기여한 적은 없으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대통령이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이 고함 퍼포먼스를 하고 두 사람이 직접 뭔가를 합니다.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정에서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부 차관을 지냈고 재단에서는 이사장, 부장, 과장을 지냈던 이들이 그렇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태가 대통령의 책임 임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신 나서지 않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장세동이 없느냐는 한탄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세동 씨, 십 몇 년 전 대선 출마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두환 씨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출마 이유였던 그에게 왜 여전히 걱정을 대신 해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었습니다. '나를 믿어줬다.' 역사적 범죄의 주역이었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보수 인터넷 매체와 직무정지 이후 첫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라고 부르기 민망합니다. 예를 들어, '최 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라고 하는데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너무 유치합니다. 같은 통장만 사용 안 하면 경제공동체가 아닌 게 되는 건가요? 동네 잡범도 공범끼리는 같은 통장 사용 안 합니다. 그리고 최순실이 여러 회사 만든지 몰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후속 질문을 해야죠. '그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는 생기자마자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그런 회사가 있는지 알려줬느냐?' '아무 실적 없는 그 회사를 왜 KT의 광고대행사가 되도록 KT 회장에게 압박을 했느냐?' '대통령이 직접 이권을 챙겨준 회사..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헌재심판에 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어제 증인 39명을 추가신청해 결국 판결을 2월 말 이후로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 최순실의 출석 거부로 특검은 대통령 조사 한 번 못하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2월 말 특검이 끝나면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게 됩니다. 황교안 체제 하에 검찰이 과연 특검 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특검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 탄핵에 이를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 헌재 판결은 최대한 지연시키기. 대통령의 전략입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다른 재벌의 소환은 시작도 못하고 있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