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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국감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세월호 당시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당시 해수부 장관에 대한 인사를 잘못해서 세월호 대응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그럴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물론 해수부 장관도 잘못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 재난에는 한 부처로는 대응이 안 되는 겁니다. 해경만 해도 해수부가 아니라 행자부 소속이었고 소방헬기를 띄우려면 외청인 소방관계청, 군 동원은 국방부, 의료지원은 복지부, 그 외 국토부, 기상청, 각 지자체 정보기관까지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어느 장관이 어느 장관에게 명령을 합니까. 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합니다. 흩어질 거라는 촛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지쳐서 집으로 돌아갈 거라는 집권세력의 기대가 틀렸다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시민들 개개인의 각성과 다짐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혹여라도 숫자가 줄어들면 저들이 착각할까봐 그래서 또다시 뭔가 술수를 부릴까봐 나라도, 내 머릿수 하나라도 더 보태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주말 저녁을 거리에서 보내는 겁니다. 그 간절한 마음, 그렇게 이심전심 모아진 마음이 촛불입니다. 화면으로만 보셨던 분들은 한 번만이라도 잠깐이라도 동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헌법 제1조가 법전에서 뛰쳐나와 살아 역동하는 모습을 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요즘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걸 다 환영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마디 보태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타결을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서있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지난 촛불혁명이 뭐요? 한반도의 참된 평화요, 민주요, 자주통일, 민중이 주도하는 해방통일이었습니다. 그 맥락 위에 서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민중적인 자부심과 민중적인 배짱을 갖고 소신대로 한번 해보시오! 나 같은 사람의 얘기가 귀에 들리진 않겠지만 병실에서 한 마디 남깁니다." ..
백발투사 백기완 선생의 뉴스공장 출연 2019년 3월 20일(수) 방송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JapeSalsIA8 민주와 통일 투사, 버선발 이야기 - 백기완 오프닝: ♬ 임을 위한 행진곡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김어준: 이 노래는 이 분이 시 '묏비나리'의 한 부분을 차용해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이 분을 어떤 말로 소개해야 할까요? 시인, 정치가, 통일운동가, 대통령 후보. 이 분을 소개할 말은 정말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풍운아, 혁명가, 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지럽습니다. '2일에 한다, 5일에 한다, 9일에 한다.' '탄핵을 한다, 안 한다.' 근본으로 되돌아가보죠. 민심은 왜 대통령 탄핵을 원할까. 배신당했기 때문이죠.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품위, 품성, 능력 모두 가짜다. 동시에 자성입니다, 속아버린 자신에 대한. 촛불 현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 많은 건 그런 이유입니다. 촛불은 다시 기만당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죠. 공영방송 기자들이 현장에서 쫓겨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내가 속고 있었는데 너희는 왜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냐?' '왜 우릴 바보로 만들었냐.' 분노죠. 복잡한 정치 셈법이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건 사람들의 요구는 너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왜 가짜를 그냥 두느냐.' '왜 그래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친박은 대통령 3차 담화가 사실상 하야라며 개헌해서 4월 대통령 퇴진, 6월 대선을 치르자고 합니다. 개헌. 20일 이상의 공고. 공고일로부터 60일 내 의결. 30일 내 국민투표. 이렇게 법이 정한 일정과 절차가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대통령 사퇴 일정과 대선 일정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헌법 개정안을 합의하는 과정,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중요한 이 과정에 대해서는 따로 정해진 기한이 없습니다. 함정은 여기 있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며칠, 몇 주, 몇 달이 걸려도 그 기한을 강제할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개헌 논의를 공식화하는 순간, 사실상 하야가 아니라 정반대로 언제 퇴진할 지, 퇴진을 하기는 할 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대통..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만 지적하고 싶습니다. "여러 문제들은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 추진한 것이다." 최순실 관련 사건들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과연 그런가. 최순실 측근을 광고 담당자로 취직시키고 최순실이 실소유한 광고 회사를 그 기업 광고대행사로 선정케 하고 결국 그 기업, KT의 광고를 최순실 광고대행사에 몰아주는 게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서 그렇게 하는 게 공익, 국익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국익은 커녕 KT회사 하나에도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한 마디로 검찰이 범죄의 공모자로 기소한 어떤 내용과도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제가 이해가 안 가는 건 이 대목입니다. 그런데 왜 진퇴를 국회에 맡기나요? 범죄 사실이 없는데..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국정교과서가 공개되었습니다. 한 가지만 지적하고 싶습니다. 국정교과서 집필을 주도한 뉴라이트는 상해임시정부가 국민, 영토, 주권을 갖추지 못했다는 논리로 1948년 정부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합니다. 1776년 7월 4일,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독립을 선포합니다. 당시 미국의 영토는 영국 지배하에 있었고, 주권은 당연히 없었고, 국민은 영국 여왕의 신민이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수립된 것은 그로부터 13년 후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7월 4일을 건국일로 합니다. 당연하죠. 식민 속국이었으니까 영토, 주권, 국민은 없는거고 그러니까 독립선언을 하는 거고 그래서 그 날을 건국의 날로 기리는 겁니다. 일제 당시 영토, 주권, 국민을 당시 법으로 다 갖춘 곳은 조선총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