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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오전 포털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문재인'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비슷한 시간대 다음에서는 '엘시티 박사모'가 검색어 1위를 합니다. 다음에서 엘시티 박사모가 등장하는 사연인 즉,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에서 '엘시티 문재인'을 대량 검색해 검색어 1위로 만들라고 했다는 정황이 박사모 게시판을 통해 드러난 겁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비슷한 시간대에 네이버에서는 '엘시티 박사모'는 등장하지 않고, 이후로도 '엘시티 문재인'만 검색어에 등장했다는 겁니다. 원래 이런 의도적인, 의도적으로 같은 단어를 대량 검색하는 것은 '어뷰징(abusing)'이라고 해서 포털이 기술적으로 걸러냅니다.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포털의 검색어를 누군가 정치적, 상업적 의도를 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순실 씨 하수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문고리 3인방과 절친하다고 하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조사시기를 늦추려고 합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정윤회 문건 사건 때 박근혜 대통령은 그 내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찌라시다." 2년 후, 최순실이 권력 1위라는 내용을 담고 있던 이 문건은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한 '찌라시다', 이 말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문건 이전에 정윤회가 박지만 미행을 지시했다는 관련내용을 처음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떼를 보여라. 발본색원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을 곤란하게 만든 상대에게 대통령 권한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일부 최순실 보도는 기가 막힌 기사가 많다며, 사회 안정을 위해 자중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기사 중 속보, 단독 경쟁하는 와중에 증거로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기사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JTBC가 보도한 최순실 대응문건을 보면 청와대 차원에서 증거 인멸이 이미 한 달 전에 준비된 정황이 드러납니다. 수많은 증거가 벌써 사라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언론 기사를 뒷받침할 증거들이 사라졌다면 그 용의자는 바로 청와대인 겁니다. 증거를 인멸한 범인이 증거 가져오라고 경찰한데 적반하장하는 격입니다. 더구나 지금 사회가 불안정하다면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 본인에게 있는 겁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 형부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해 어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약하다." "그렇게 약한 사람이 없다." "약해서 의심도 잘했다." "육영수 여사는 겉모습과 다르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불우한 사람 돕는다는 건 꾸민 거다." 이 인터뷰가 몰래 녹취한 거라며 논란과 반론이 있습니다만 다시 주워담기엔 늦은 것 같습니다. 최순실 사태는 이제 근대화의 아버지, 자애로운 국모라는, 박정희, 육영수 신화 자체를 해체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당연히 인간으로 이런 저런 한계가 분명히 있었을 두 사람을 반인반신이라며 유사종교화하고, 신화화해서, 그 신화에 기대 정치를 해왔던 세력. 그 신화 세력이 바로..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100만 명이 참여한 지난 주말의 도심집회.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 집회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북한은 지금 모든 매체를 동원해 남한의 간첩들에게 총궐기 지령을 내리고 있다." 공군 군사령관과 합참을 거친 예비역 장군 황모씨는 "이 집회는 북괴특수군 7천 명이 참여한다"며 계엄령 선포를 주장했습니다. 히틀러를 겪고 처절한 반성을 거친 독일 조차 네오나치가 존재합니다. 어느 사회나 일부의 극단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상황 인식을 하는 분들이 일부의 극단이 아니라 보수의 적자, 주류를 자처하는 시대를 활짝 연 것은 박근혜 대통령 자신입니다. 지난 주말 광화문 골목길에서 100만 명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이 후진 시대도 이제는 끝이..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1960년 4.19가 있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했습니다. 3년 후 군인 박정희는 대통령 박정희가 되었습니다. 1979년 10.26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박정희 사망했습니다. 2년 후 군인 전두환은 대통령 전두환이 되었습니다. 1987년 6.10이 있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났습니다. 8개월 후, 육사 동기 노태우는 대통령 노태우가 되었습니다. 2016년 11월 12일, 내일 다시 한 번 수많은 분들이 거리에 나설겁니다. 정치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우리 국민들은 거리로 나아가 새로운 길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동아시아 유일의 자랑스러운 민주화 역사입니다. 하지만 그 과실을 챙긴 건 매번 따로 있었습니다. 국민이 개돼지로 취급받았던 건 그래서입니다. 그래봐야 권력은 결국..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트럼프가 당선됐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겠다고 했었습니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2020년까지 미뤄버린 현 정권. 이 사태는 어떻게 할 건지. 또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을 직접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개성공단까지 폐쇄해서 모든 대북창구를 닫아버린 지금, 한반도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기고 구경만 하게 된 이 책임은 누가 지나요. 중국 통한 북한 견제구도를 싸드배치로 무너뜨린 책임은 또 어떻게 합니까. 게다가 중국-러시아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싸드배치를 밀어부쳤는데, 정작 트럼프는 MD 미사일 방어체계 자체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건 어쩌죠. 내치는 총리, 외치는 대통령 이야기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트럼프를 상태로 우리 국익을 지켜내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CJ그룹 이미경 회장의 퇴진 이유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언론을 장식합니다. 영화 '광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해서 그렇다. SNL의 풍자가 거슬려 그렇다. 다보스포럼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이미경 부회장이 주목을 받아서 그렇다. 그리고 그 결과는 최순실 씨가 CJ그룹 사업 부문을 차은택 씨를 통해 뺏으려 한 걸로 보인다. 이런 보도들. 그런데 본질은 그게 아닙니다.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니죠. 이유가 뭐건 지금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 푼의 설립금도 내지 않고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강제합병시켜 자신의 소유로 만든 영남대학. 부산지역 대표적 기업인이었던 김지태 씨 재산을 강제로 빼서 만든 정수장학회. 그 강탈의 역사가 50년 만에 반복되는 장면을 다시 보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