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월요일 박영선, 오세훈 토론회에서 내곡동 측량 관련해 오세훈 후보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3월 29일 박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발언 중 오세훈 후보: 그 측량 자체가 불법 점거자를 내보내기 위한 측량이었고요. 박영선 후보: 이 분들하고 계약은 왜 하셨습니까? 오세훈 후보: 보상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부탁을 하더래요. 지금까지는 저희들이 불법을 했는데 임대계약서를 써주면 저희들이 약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좀 써주실 수 있습니까 해서, 우리 장모님이 그런 분들한테 모질게 못하세요. 경작인을 쫓아내려고 측량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경작인과 임대차 계약을 했으니 왜 계약을 했냐는 질문에 오세훈 후보는 경작인이 먼저 요구했다고 해명을 합니다. 그래서 해당 경작..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3월 16일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회 중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2008년에 공직자 재산신고를 보면 거기에 서초구 내곡동 106번지, 110번지라고 기재되어 있는데요, 이 땅 정말로 모르셨습니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보통 처갓집에 어떤 땅이 어디 있는지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으신가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또 다른 여러가지 또 자료들이 나올텐데 대책이 있으신지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혹시라도 뭘 관여를 했거나 밝혀지면 책임을 지는 정도가 아니라 후보직 사퇴를 하겠다니까요. 안철수, 오세훈 단일화 토론 당시 양 후보가 내곡동 땅에 대해 주고 받은 말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진작부터 내곡동 땅 위치도, 존재도 몰랐다고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세훈 처가 2005년 6월 개발 용역 직전 내곡동 땅 경계 측량'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 당시 측량팀장 '오세훈 입회했다' 지난 주말 KBS의 오세훈 후보 내곡동 의혹 관련 보도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그동안 땅의 존재와 위치도 몰랐고, 개발 지구에 포함된 것도 몰랐다는 입장이었죠. KBS는 SH공사가 내곡지구 개발을 위한 용역 계약을 하기 9일 전에 오세훈 처가가 해당 땅을 측량했다는 사실과 당시 현장을 직접 방문한 오세훈 후보를 만났다는 두 명의 경작인, 그리고 당시 측량팀장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경작인들은 당시 오세훈 후보를 직접 보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글라스를 끼고 온 오 후보를 봤으며 이들 중 한 경작인은 측량이 끝난 뒤 인근..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근 쏟아지는 여러 굵직한 재판 소식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 못한, 하지만 중요한 판결이 어제 있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가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해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에 대해 어제 서울고법 형사3부 조영철 부장판사는 원심을 깨고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국조특위 활동이 끝났는데 그 활동이 끝난 이후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다. 저는 이 논리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즉시 위증 여부가 판가름 나는 위증을 누가 하나요? 숨길 수 있겠다는 나름의 판단 아래 위증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위증을 밝혀내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에서 부단장을 역임했던 김기현 씨가 사이버사령부에서 진행한 댓글 공작의 결과를 요약해 매일 아침 청와대와 국방장관, 합참의장, 국방부 비서관실에 직접 보고했다고 KBS 국제부 이재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폭로했습니다.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관련해 최초로 실명이 등장하는 이 특종은 그러나 KBS 보도국장단이 보도를 막았습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에서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댓글 공작을 벌인 해당부서에서 부단장을 했던 책임자가 얼굴을 공개하고 '내가 직접 보고했다'며 스스로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실명을 공개했는데 증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군 정보기관에서 한 일인데 수사권도 없는 기자가 어떻게 이 이상의 증거를 확보합니까?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덮친 당일 오히려 피해 지역으로 진입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2005년 카트리나 피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 대원들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트럭이나 소형 보트를 동원한 민간인들이 정부보다 먼저 구조활동에 착수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과거 때문이었죠. 2,500여 명이 죽거나 실종된 카트리나 당시 지역 주민들은 길거리에 방치된 시신을 수습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 정부가 지역 치안과 시신 처리를 민간 업체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었죠. 작업 시간과 시신 숫자로 비용을 정산 받는 민간 업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신을 아무도 건들지 못하게 하고, 최대한 천천히 시신을 수습했죠. 정부의 기본 의무인 재난 구조와 구난마저 자본의 욕망에 맡겨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국방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런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그 많은 돈으로 뭐했나?' 이 표현이 딱 맞는 예를 하나 들어보죠. 군은 작년 병영생활관, 내무반이죠. 개선 작업을 마치기 위해 2조 6천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장병 한 명당 침대 하나씩 설치된 내무반으로 바꾸겠다고 시작된 이 국정 과제로 군은 이미 지난 10년간 6조 8천억 원을 쓴 이후의 일입니다. 60만 명 장병에게 에이스 침대 하나씩 사줘도 6천억이면 됩니다. 장병 주거면적을 6.3제곱미터로 3배 확장해 준다고도 했었는데, 작년 기준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 건축비가 1제곱미터 당 백만 원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민간 임대아파트 수준으로 내무반을 새로 지어도 4조 정도면 되는 겁니다.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지율 독재로 가고 있다.' 지난 금요일 조선일보 사설 제목입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앞세운 제왕적 대통령이며, 균형 예산이라는 국가 규율을 깨려 하고 있다. 기업더러 요금을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공영 방송에 대한 공개 비판도 서슴없다. 지지율 독재에 손색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사설의 핵심 주장입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현재적 이슈에 경중을 따져서 대중에게 이것이 중요한 것이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설정하는 능력에 달렸죠. 조선일보는 그렇게 핵심 아젠다 세트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선일보 꼬박꼬박 챙겨본 게 20년이 넘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어떤 의제를 어떤 방향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의제가 대중에게 주목 받고, 그 결과 그 의제가 실제로도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