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2014년 작성된 한 국제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세훈 국정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 사기가 급락해서 여러 명의 국정원 요원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고서는 당시 국정원이 정보 활동에 실패, 정보의 정치화, 국내 정치 개입의 3대 병적 증상을 앓고 있었고, 그 원인은 원세훈 원장이 능력 밖의 일을 맡아 정보기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라는 고위 관료의 말도 인용하고 있습니다. 설사 해당 기관 자살한 요원이 있었다 해도 그 죽음이 정말 원세훈 원장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혀내기는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은 해외의 비영리기구조차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해외 비영리기구가 몇 사람 인터뷰하고 알게 된 걸 왜 우리라고 몰랐겠습니까?..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한 세미나에서 한국개발연구원의 이주호 교수가 발표한 가정 배경과 학력의 상관관계 국제 비교 결과를 보면 가정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자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유난히 높다고 합니다. 우리 못지 않게 학력을 중요시한다고 알려진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높고, 아예 귀족학교가 따로 있는 국가들보다 더 높습니다. 지난 2000년에 비해 상관관계 수치가 2배 높아졌고, 특히 다른 나라가 최근 5년간 그 수치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수치가 더욱 높아졌고 하위 20%의 성적은 더욱 떨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집안이 잘 살면 아이 성적도 높은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심하고 그 심해지는 정도와 그 속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겁니다. 한 번 흙..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5.18은 북한군이 침투해 저지른 폭동이다.' 최근 서울, 대전, 부산역 광장에서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내용입니다. 광주 시민들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빨갱이들이고, 5.18을 진압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애국자라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이들은 국혼운동본부라는 정체불명의 단체입니다. 최근 CBS가 입수한 미 국방정보국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1980년 주한미군 사령관 위컴(John Wickham)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북한 위협을 계엄령 확대 명분으로 제기하자 이렇게 반박했다고 합니다. '북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 위컴은 또한 전두환의 북한 위협 운운은 자신이 청와대 입성을 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본국에 보고합니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북한의 특이 동..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살충제 계란에 대해 식약처는 성인이 매일 몇십 개 단위로 먹어도 문제 없을 정도의 독성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살충제 계란 사태가 공장형 밀집 사육의 결과인지라 최근 흙목욕으로 진드기를 닭이 알아서 해결하는 방사로 키운 닭이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운동장에 재래닭을 자유롭게 방사시켜 키운 생협의 유정란에서 1979년 이래로 판매가 금지된 DDT 성분이 기준치 이하이긴 하지만 검출됐습니다. 이미 시중에서 구할 수도 없는 DDT이기 때문에 과수원으로 사용됐었다는 토지에서 과거 사용된 DDT가 남아있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 산모 82명 중 81명의 모유에서 기준치 이하이긴 하지만 DDT 성분이 검출됐다고 하죠. 과거 과수원이나 집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17년 8월 16일 오전 10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中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그럼 제가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남양주에서 피프로닐(Fipronil)이 검출됐잖아요. 그러면 그 검출된 것이 어디로 갔습니까? 알고 있습니까? 류영진 식약처장: 지금 추적하고 있고요.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하고 있다는 게 무슨 소리입니까? 지금 추적할 수 있는 맵이 다 있는 거 아니에요. 류영진 식약처장: 중간 수입 단계, 수입체한테 가서 다 수거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수거를,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아야지 수거를 하는데. 도대체 거기서 나온 게 어디로 갔습니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국회 복지위에서 류영진 식약처장을 상대로 살충제 계란 유통 상황에 대..
구정 휴방
구정 휴방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죠. 관련해서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산 테로 바꾼 지 두 달 만에 예전 린드버그 안경테 낀 문 대통령' 덴마크 제품으로 7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화제가 됐던 이 안경테가 6월 초 고장이 나서 고가 외산 제품 논란을 의식했는지 국산으로 바꿨다가 다시 예전 브랜드로 돌아갔다는 겁니다. 기사는 무표정한 척 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무표정할 일이면 이런 기사 자체를 아예 안 썼겠죠. 그러니까 이 기사의 밑바닥에 깔린 뉘앙스는 '문재인 비싼 안경 써 논란되자 국산 쓴다고 하더니 다시 고가 외제 안경으로 바꿔, 서민 대통령은 코스프레' 뭐 이런 거 아닌가요? 보수 매체가 진보 진영 정치인들을 공격할 때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