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과 MBC의 경영진이 MBC의 특정 기자, 앵커, PD를 현업에서 배제하는 MBC 블랙리스트를 사실상 지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용주 방문진 이사장은 경영진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노조에 가입한 사람을 앵커로도 안 시키고, 중요한 리포터도 안 시킬 방법이 있냐'라고 묻고 또 그런 사람은 앵커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자, 앵커, PD를 유휴 인력이라 표현하며 업무와 상관없는 곳으로 보내는 것을 논의합니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해서는 언론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며 최순실 관련 보도는 2008년의 광우병 보도와 비슷한 거라고도 주장을 합니다. MBC 뉴스는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광복절인 어제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초대 대통령이 이승만인데 1919년 건국이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위 이 건국절 논란은 이명박 정부 시절 뉴라이트 계열의 일부 학자와 정치인들이 1948년을 건국 원년으로 봐야 한다며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본격화됐죠. 당시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은 일제식민시대를 '근대로의 문명 전환 과정', 5.16 군사 쿠데타를 '대안적 통치 집단의 등장'이라며 친일과 군사정권을 미화하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국 발언도 국정교과서 발행 시도도 마찬가지 인식 하에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국부로 숭상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19년 일본 국왕에게 보내는 건국 통보 공식 문서가 존재하고, 이승만 정부의 관보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전국 임대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에어콘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부산의 한 영구 임대아파트에서는 이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경제적 취약 계층이 다수인 입주민들 자신의 집에도 에어콘을 설치할 수 없는 가구가 많은데 경비실에만 에어콘을 설치하는 것은 그 전기사용료를 입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형평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1,500여 가구가 입주한 해당 임대아파트에서 경비초소 아홉 곳에 에어콘 전기사용료를 분담해 봐야 한 가구당 몇백 원 수준에 불과할 겁니다. 그러니까 진짜 이유는 전기사용료가 아니겠죠. '나도 못 쓰는 에어콘을 경비 주제에' 이런 마음 아닌가요? 그런데 경비는 그 거주민들의 공동의 이익에 복무합니다. 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옵니다. '2020년까지 30조가 들어간다는 예산은 너무 과소 추정된 것이다.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인 3.2% 수준에서 인상률을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실패할 것이다.' 한 마디로 돈이 훨씬 더 들 거라는 거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관리하겠다고 하지만 미래가 언제 관리한 대로만 굴러 가나요? 그런데 말이죠, 최근 10년간 건강보험료는 계속 올랐는데, 노무현 정부 말기 건보 보장률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보장률이 오히려 더 낮아진 건 아십니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건보 최초로 1조 흑자가 됐고, 박근혜 정부 말기에는 무려 20조 흑자에 이르렀습니다. 돈을 남겨서 어떻게 하겠다 하는 5년, 10년..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9일 정부는 고가의 검사나 약 등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전면 급여하는 건강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보수 진영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습니다. '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장밋빛 환상일 뿐이다. ' '유토피아적 정책을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한다.' '5년 후 건보료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습니다. 전면 급여에 예상보다 돈이 더 들어서 목표를 임기 내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폭탄이라는 말은 과장이지만 5년 후 건보료가 지금의 예상보다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돈 문제는 꼼꼼히 따져 봐야죠. 그런데 새로운 국가 정책 중 실험이 아닌 게 뭐가 있습니까? 보수 정권 시절 낙수효과 들먹이면서 이렇게 해야 경기가 부양돼 결국 중소기업과 저소득층까지 혜택이 돌아간다며 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YTN의 보도에 따르면 한 아파트 주민이 자비로 경비실에 에어콘을 설치해 줬는데 관리사무소가 반대해서 에어콘을 못 켜고 있다고 합니다. 관리사무소는 전체 경비실에 에어콘을 놔두든지, 아니면 모두가 에어콘을 쓰지 않든지, 그게 형평성에 맞다는 입장입니다. 형평성 있게 다 같이 더워라, 이거죠. 형평은 그럴 때 쓰라고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누군가 불공정하게 특혜를 입을 때 나머지 당하는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어이지, 어떻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같이 불공정하게 대우를 받자는 게 형평인가요? 그런 식으로 형평을 정의하면 관리사무소부터 에어콘을 꺼야죠. 지자체에서 복지 정책을 한다니까 박근혜 정부는 다른 지자체가 그렇게 못하니까 형평에 어긋난다고 니들도 하지 말라고 했었죠.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장충기 전 차장이 언론인들과 주고 받은 문자가 보도됐습니다. 문화일보 한 인사는 액수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광고 협찬을 읍소합니다. 서울경제 출신의 한 언론인은 사외이사 자리를 청탁하죠. 연합뉴스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보도를 자신들은 자제하겠다며 묻지도 않은 보도 통제를 먼저 자처합니다. 또다른 인사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을 통해 조선일보 지면과 TV조선이 이건희 회장 성매매 사건을 보도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보고를 합니다. 어떤 인사는 포털에 기사 노출을 막았다며 댓글 숫자를 언급하죠. 매일경제 한 기자는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 면세점 사업을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구걸을 합니다. 이렇게 언론인들이 삼성에게 각종 청탁과 충성을 맹세하..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폭염, 전력 예비율 바닥, 블랙아웃 우려' 기사가 올해는 없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예비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고 냉방기기를 가동한 채 문 열어놓고 장사하는 가게들을 지자체에서 단속하는 기사가 많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전기 수요는 지난 해 최대 피크치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전기가 남느냐? 산업통상자원부가 2년 전 예측한 전력 수급 계획상 2029년까지 예비율을 22%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이미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전력 수요 예측을 잘못해서 목표치를 12년이나 앞당겨서 초과 달성한 건가요? 아니면 그동안 전기가 부족하지 않은데 부족하다고 과장을 했던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부족했던 건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