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어준 생각 (352)
미래를 향한 아주 오래된 길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결정은 공론화 위원회를 거칩니다. 2만 명에게 세 차례 전화 설문을 하고, 시민참여단도 둬서 2박 3일간의 학습, 토론을 거친 후 역시 찬바 설문을 하게 됩니다. 정부 정책을 놓고 이런 전례 없는 실험을 하는 이유는 국가 에너지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많은 논점이 등장하겠죠. 특히 비용 문제가 가장 먼저, 많이 다뤄질 겁니다. 원전의 전기 생산 단가와 재생 에너지의 생산 단가가 비교되고, 재생 에너지의 단가가 몇 년 이내에 얼마나 저렴해질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을 겁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반대론자의 주장 골자가 그랬습니다. 전시 작전권을 우..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가장 최근에 육군 박찬주 대장과 부인의 갑질 논란부터 종근당 회장,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우까지 갑질 논란은 사회 전 분야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더 큰 권력,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돈이 있는 강자가 군림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 사고 방식이죠. 그 뿌리는 뭘까요? 어떤 이들은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들은 유교, 어떤 이들은 군사 정권의 폐해를 말하기도 합니다. 다들 영향이 있겠죠. 저는 거기에 한 가지를 보태고 싶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는 1등 일본 다음의 2등 국민이었습니다. 2등은 3등을 필요로 하죠. 그래야 1등에 굴종하는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3등을 멸시하며 보상받죠. 청일전쟁에 패한 중국은 그렇게 3등이 됐고,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1등 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화요일 미국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험(Lindsey Graham) 상원 의원은 미 NBC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이 있어야 한다면 그곳,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벌어질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면 그곳에서 그들이 죽는 것이지 미국에서 죽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쇼의 진행자가 그럴 경우 한국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지역과 미국 본토 사이에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미국 본토가 안전해지기 위해서라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 수많은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그건 그들이 죽는 거니까 그게 낫다는 거죠. 지난 미 대선에..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탈원전을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 됩니다. 향후 수십 년을 좌우할 국가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방향 전환하는 일인 만큼 갑론을박 당연히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 진영은 자기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낙관적 예측을 내놓거나 또는 불리한 수치를 제시하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미래를 놓고 논쟁할 때 그리고 그 일에 거대한 이권이 연결되어 있을 때 어차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이 정도의 과정은 의례 있죠. 그럼에도 그 정도가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며칠 전 한 언론은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원전 백지화 후폭풍 연 600만 명 일자리는 어쩌나' 원전 신규 건설을 백지화하면 원전 건설에 하루 3천여 명이 동원되고, 주변 부지 공사까지 하면 연간 ..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정부, 미국 언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국을 통한 북한에 대한 압력'입니다. 중국산 철광 관세 부과 같은 경제 제재와 대만의 무기 판매 확대까지 거론하며 중국에게 북한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중국 공산당 일간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중국 공산당이 하고 싶은 말을 보다 대중적으로 거침없이 풀어내는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쉽게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한 주장에 대해 '북한이 핵 개발을 결심했고 미국의 군사적 압력이 통하지 않는데 중국 제재로 어떻게 북핵을 해결하냐며, 북핵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풋내기나 할 말'이라고 받아쳤습니다. 월..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북한이 또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 임시 배치와 환경영향평가 유지, 투 트랙 대응을 했고, 보수 진영은 언제나처럼 반응을 했습니다. '강력 규탄, 사드 즉시 배치, 한미 공조 강화' ICBM, 사드로 못 막습니다. 미국에 떨어지는 ICBM을 한국에 배치한 사드로 어떻게 막나요? 그리고 한미공조는 왜 사드로만 해야 합니까? 여태 우리가 미국서 사들인 무기들은 다 뭔가요? 지난 10년간 36조어치 미국 무기를 사줬고, 박근혜 정부 시절엔 전 세계 미국 무기 수입 1위 국가도 했죠. 그리고 우리가 북한과 미사일 전력 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지면 미사일 전력부터 끌어올릴 생각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미국이 우리 미사일 사거리를 180 킬로미터로 제한한 1..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1심 선고가 어제 있었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3년. 조윤선 전 장관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특히 조윤선 전 장관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해서 해당 혐의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무죄 대목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전임인 박정오 전 정무수석이 후임인 조윤선 전 장관에게 전화로도, 만나서도 블랙리스트 업무를 설명했고, 처음에 웃으면서 조 장관이 나중에는 표정이 어두워졌다고 구체적으로 블랙리스트 인수인계에 대해 진술을 했다는 겁니다. 전임이 인수인계했다고 하는데, 후임이 안 받았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엇갈리는 진술이 있긴 합니다. 정관주 전 문제부 1차관은 조 전 장..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 법안을 발의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법안 발의를 일부 언론은 이렇게 보도합니다. '부자 증세에 서민 감세로 맞불' 자유한국당은 담뱃값을 인상한 당사자 정당이죠.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했고, 그 세수를 마음껏 썼습니다. 그런 후 정권 교체 3개월도 안 됐는데 그새 담배가 국민 건강에 좋은 걸로 바뀐 겁니까? 아니면 서민이 3개월 만에 새로 발명된 건가요? 이거 안 그래도 복지 예산에 부족한 세수를 더욱 모자라게 만들 심산 아닌가요? 세수 부족해서 인하 못하겠다고 하면 서민 걱정 안 한다고 공격할 거리도 생기는 거고, 한 마디로 정부 여당 엿 먹으라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렇게 서민이 걱정됐으면 그 세수를 진작 복지에 썼었어야죠. 그..